찌꺼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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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타뉴의 바람노래

프랑스의 위엘고아(Huelgoat) 숲 여행

걷고있는 찌꺼 2019.07.19 21:43

위엘고아(Huelgoat)는 프랑스의 서북부 브르타뉴 지방에서도 가장 서쪽에 있는 고장의 마을이다.

위엘고아는 깊은 숲속에 위치해 있다.

몽다레(Mont d'arrée)산 끝자락에 있는 위엘고아는 옛날에는 광산촌이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계곡의 강줄기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로들이 여러 군데 있다.

쩌렁쩌렁 우렁찬 소리를 내며 호수에서 나온 물은 좁은 계곡으로 흘러 숲으로 길을 내고 있었다.

그 옆으로 작은 오솔길이 나있다.

쉬엄쉬엄 구경하면서 가도 2~3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는 소박한 숲길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예사롭지가 않다.

위엘고아숲은 전형적인 ​레이닝 포레스트 형태를 띤다.

비가 많이 오는 데다가 숲이 깊어서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숲속 나무들은 푸른 이끼로 덮여 있다.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릴 때는 마치 초록의 거대한 괴물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본 적 없는 이런 레이닝 포레스트는, 나로서는 늘 으스스 무섭다.

​'악마의 동굴'(La Grotte du Diable)이라는 작은 굴 속까지 내려가 보기도 했는데, 이곳은 더 무섭다.

푸른 이끼로 덮힌 거대한, 빛도 잘 들어오지 않는 깊은 바위틈으로 내려갔다가 얼른 올라왔다.

정말 악마라도 나타날 듯 어둡고 무섭다.

위엘고아 숲에는 이런 식으로 전설이 깃든 특별한 장소들이 작은 이름표를 단 채 곳곳에 존재한다.

그 장소들을 하나하나 보는 것도 재밌다. 

우리는 계속해서 이끼 옷을 입고 숲을 걸었다.

악마의 동굴을 들어갔다 나왔을 때 못지 않게 무섭고 얼른 나가고 싶은 숲이다.

그러나 신비롭기는 하다.

이런 숲에서 요정과 장난꾸러기 코리강 이야기들이 나왔을 것이다.

마침 비가 내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비라도 내리는 중이었다면, 이런 바위 위는 얼마나 미끄러웠을까?

그러나 사진으로 보면, 이곳은 아주 깊은 산속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깊은 산속은 아니고 동네 사람들이 산책하는 산책로이다.

개를 데리고 나오기도 하고 커플들이 어울려 걷기도 하는 평화로운 길이다.

바위를 둘로 쪼개면서 자란 이 나무는 너무 신비로워서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자라려면, 나이가 얼마나 많을까? 생각했다.

마치, 신선처럼 느껴지는 나무다.

떨어진 잎으로 보아, 참나무 종류인 것 같다

그러는 사이, 이끼로 뒤덮힌 숲을 지나왔다.

사실, 이제부터가 깊은 산속이다.

마을 가장자리에 위치한 산책로에서 이어진 깊은 숲으로 향했다.

그러나 산허리를 끼고 난 볕이 드는 오솔길을 걷는 것이 좋았다.

참나무 숲인 모양으로 바닥에는 참나무 이파리들이 수북하다.

그리고 다시 접어든 길은 나무를 양 옆에 끼고 난 오솔길이다.

양 옆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전나무들이다.

'키가 크고 꽂꽂한 전나무들이 크리스마스 나무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길 가장자리에는 고사리들이 누렇게 시들어 있다.

참고로 프랑스 사람들은 고사리를 먹지 않는다.

그러다가 나타난 전망대!

거기서 바라다 보이는 숲의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우리가 바로 저 나무들 사이를 가로질러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하늘이 밑기지 않을만큼 파랗다.

늦가을 이고장에서 보기 힘든 하늘이다.

그리고 다시 오솔길을 걸었다.

프랑스의 트레킹 코스에는 사진속에서와 같은 길표시들이 있다.

이 흰색과 빨강이 결합된 표시는 프랑스의 그랑드랑도네, GR이라고 불리는 트레킹 표시이다.

이 외에 노랑색이나 노랑빨강과 같은 마을 산책로 표시도 있다.

이런 표시가 나타난다면, 트레킹코스로 안전하게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위엘고아숲을 가게 된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이곳은 여름에는 관광객이 많지만, 다른 계절에는 참으로 한적한 산골 마을이다.

그런데 마침, 날씨까지 좋아서 숲속을 걷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위엘고아 숲을 가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날씨좋고 해가 긴, 그리고 관광객이 많은 여름에 가길 권한다.

그럼, 훨씬 편안하고 행복하게 산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좀 무서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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