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꺼의 여행일기

프랑스 로크로낭(Locronan) 여행 본문

브르타뉴의 바람노래

프랑스 로크로낭(Locronan) 여행

걷고있는 찌꺼 2019.07.28 15:44

깽뻬르(Quimper)에서 아침 일찍 시외버스를 타고 '로크로낭'(Locronan)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이른 아침이었다.

수년 전, 한여름 로크로낭에 온 적이 있다.

날씨가 너무 맑고 좋았던 당시, 로크로낭은 비가 많이 내리는 추운 계절이 제격이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정말 늦가을 11월에 다시 로크로낭에 간 것이다.

​몇 년 전 갔을 때도 마을 중앙 성당앞 광장은 여름마다 열리는 특별한 행사준비로 복잡했는데, 다시 갔을 때는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위해 노엘장 준비가 한창이었다.

성로낭성당 앞 광장을 제대로 보기는 참으로 힘이 든다.

작은 마을에 비해 노엘장의 규모가 상당히 커보인다.

게다가 인근 도시인 깽뻬르에서조차 이곳 노엘장 광고를 본 만큼, 주변 지역에서 꽤 유명한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리는 모양이었다.

성당을 끼고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러면 다시 작은 광장이 나타난다.

이곳이 바로 로크로낭의 시청이 있는 곳이다.

Mairie! 이렇게 쓴 건물이 바로 시청을 뜻한다.

역시 작은 건물이다.

그리고 시청 바로 옆에는 '오피스 투리즘'(office tourisme)! 바로 관광안내소 건물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도시마다 있는 이 관광안내소에 가면, 관광안내를 잘 받을 수 있다.

도시와 인근지역의 지도를 받을 수 있고, 구경거리, 트레킹 코스 등의 중요한 관광정보를 친절하게 설명해 줄 것이다.

로크로낭의 시청과 관광안내소 건물 모두 고풍스러운 옛날 건물이다.

로크로낭의 건물들은 모두 이런 식이다.

마치, 중세의 한 장면으로 풍덩 빠진 듯한 느낌이랄까?

이런 덕에 로크로낭은 옛날 영화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우리가 로크로낭에 갔을 때는 이른 아침이기도 했지만, 관광철이 지난 11월 중순이어서 상점들은 너무 한적한 모습이었다.

상점뿐만 아니라 동네가 텅 비어있는 느낌이다.

마치, 관광객이라고는 우리뿐인 듯 했다.

가게들이 모두 예쁘다.

이곳은 과자를 파는 곳이다.

이곳은 비누가게!

그러나 문은 닫혀 있다.

맑은 날이었어도 ​기대했던 대로 가을의 약하고 흐린 햇살에 로크로낭 건물들이 더 아름답게 빛을 내고 있었다.

나는 골목을 누비며, 예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생활적인 소소한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 애썼다.

이것들은 길에서 찍은 것이다.

옛날, 돌로 포장된 골목길은 여전히 견고하게 마을을 지키고 있다.

노란 징에 표시된 것은 로크로낭을 뜻하는 문장이라고 한다.

직조산업으로 유명했던 로크로낭을 상징하는 베틀북과 로낭성인의 지팡이를 X자 모양으로 포개놓은 그림이라고 한다.

아침, 길에서 달팽이를 만난 것도 좋았다. 

브르타뉴는 레이스의 고장이기도 하다. 

옛날에는 여성들이 옷과 몸에 레이스로 짠 특별한 장식물로 치장을 했다.

내 생각에 집 앞마다 존재하는 돌의자는 아마도 옛날 여성들이 집 앞에 앉아서 뜨개질을 했던 곳일 것 같다.

재잘거리며 뜨개질을 하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옛날 사진 속에서 집앞 벤치에 앉아서 뜨개질하는 여성들을 보기도 했지만, 이렇게 돌벤치가 많이 존재하는 마을은 로크로낭이 단연 최고다.

벤치가 너무 예뻐서 슬쩍 앉아보기도 했다.

옛날 건물이다 보니, 거기에 달려 있는 문도 고풍스럽다.

나는 굳게 닫혀 있는 문들을 눈치보지 않고 사진에 담았다.

햇볕이 좋은 덕에 사진이 너무 잘 나왔다.​

​'벽에 웬 문고리?' 하겠지만, 이건 옛날에 말고삐를 묶어 놓을 때 썼던 물건이다.

집집마다 이런 고리들이 정말 많다.


이날 로크로낭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들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은 날씨가 좋은 가을이었기에 가능했다.

또 옛날에 처음 왔을 때는 유명한 곳을 둘러보느라고 마을의 골목을 속속들이 다니지 못했다.

이번에는 다른 데는 가지 않고 마을을 뺑글뺑글 돌면서 작은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로크로낭은 골목길의 평범한 집조차 너무 아름답다.

집의 대문, 창문, 벽에 매달아 놓은 화분과 정원의 지고 있는 수국조차... 모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힘들지만, 가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아름다운 장소이다.

로크로낭은 반나절이면, 충분히 구경할 수 있을 만큼 작은 마을이다. 

우리는 로크로낭을 거쳐 오후에는 프랑스의 가장 서쪽 지역으로 떠났다.

이제 바닷가로, 땅의 끝으로 떠날 것이다.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