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브르타뉴 지방을 다시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꼭 퀴브롱(Quiberon) 해안길을 걷기 위함도 있었다.
몇 년 전 브르타뉴 지방에서 살 때도 이곳을 꼭 걷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아 가지 못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퀴브롱을 빼놓을 수 없었다.
퀴브롱 해안은 프랑스 서북부에 위치해 있는 브르타뉴 지방의 퀴브롱(Quiberon)이란 도시에 존재하는 반도형태의 긴 해안이다.
퀴브롱을 가기 위해서는 오래(Auray) 기차역에서 내려, 역 앞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퀴브롱(Quiberon) 가는 시외버스를 타면 된다.
시외버스를 타고 퀴브롱 시내에서 내려서 바닷가로 표시된 이정표를 따라 가면 거기서부터 걸을 수 있다.
물론, 몇날 며칠 걸려서 더 위에서부터 걸어내려올 수도 있겠으나, 한나절 가량으로 짧게 퀴브롱 해안의 절경을 즐기고 싶다면 퀴브롱 시내부터 존재하는 해안길을 걸어도 무방하다.
시내에서 바닷가로 나오면 넓고 고운 모래의 해수욕장이 나온다.
그 평온한 모래사장을 조금 벗어나면, 본격적인 트레킹 코스가 등장한다.
무수한 바위와 해안에서 자라는 키작은 가시식물들 틈으로 난 오솔길을 걷게 될 것이다.
마침, 퀴브롱 해안을 걷던 날은 11월이었는데도 날씨가 맑아서 걷기가 참 좋았다.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계속 바다를 보면서 긴 반도를 따라 내려갔다.
봄에 보았던 아종(Ajonc)이 11월에 피어있는 걸 보니, 반갑고 놀라웠다.
퀴브롱은 온화한 기후의 고장이 분명해 보인다.
게다가 해안도 걷기가 전혀 나쁘지 않다.
완만하고 걷기 좋은 오솔길이 땅끝까지 펼쳐져 있다.
길을 잃지 말라고 표시해 놓은 발리사주(balisage)들이 전혀 예상하지 않은 장소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하얗고 빨강 선이 두줄 그려진 이 표시는 프랑스의 가장 긴 트레킹 코스의 표시이다.
이곳은 GR34번 코스 중 한 곳이다.
이제 거의 끝까지 다 왔다.
퀴브롱 해안의 땅끝은 이처럼 폭이 좁아서 양옆으로 바다가 보이는 길을 따라 걷게 된다.
그 끝에 콩겔곶(Pointe du Conguel)이 있다.
이 근방은 모두 국가차원에서 보호되고 있는 자연지역이다.
개를 제외하고는 말, 오토바이, 자전거조차 다닐 수 없다고 표시되어 있다.
드디어 땅끝에 도착했다.
이곳이 콩겔곶(Pointe du Conguel)이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관광객들은 바위에 드러누워 햇볕을 즐기고 있었다.
바다 물색이 참 파랗다!
맑은날 와서 좋기도 했다.
걷기도 좋았고 바다도 아름다웠다.
프랑스이 아름다운 해안길을 걷고 싶다면, 퀴브롱(Quiberon) 해안을 트레킹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