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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타뉴여행

렌의 빌렌느(Vilaine)강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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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강 풍경은 프랑스 렌(Rennes)의 시내를 관통해 흐르는 빌렌느(Vilaine)강이다.

비가 내리고 있던 늦가을의 강가는 쓸쓸한 모습이다.

빌렌느강에는, 마치 어부들의 것 같은 배들이 여러 척 정박해 있다.

현대적인 레저용 요트가 아니라, 전통적으로 이 고장의 어부들이 고기를 잡을 썼던, 배가 불룩한 '거룻배' 형태의 배들이다.

이 배를 타면, 바다로 나갈 수 있을까?

이날은 여행객 신분으로 강가를 거닐었는데, 사실 이곳을 매일 걸어 시내를 오고 갔던 시절이 있었다.

강의 서쪽에 위치한 동네에 살았던 나는 빌렌느 강둑을 따라 동쪽으로 동쪽으로 걸어서 렌 시내를 갔다.

버스를 타지 않고 강가를 걸어서 시내를 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낭만적이었다.

그때, 항상 지나가면서 본 풍경이 바로 이 모습이다.

그래서 빌렌느강은 낯설지 않고 친숙하다.

마치, 얼마 전까지 살았던 동네에서 다시 생활을 이어가는 느낌으로 이날도 빌렌느강가를 걸었다. 

렌이 포함되어 있는 이 지역은 '일에빌렌느'(Ille-et-Vilaine)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 뜻은 일(Ille)강과 빌렌느(Villaine)강 사이에 있는 지역이라는 뜻으로, 렌은 딱 일강과 빌렌느 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빌렌느강과 일강이 만나는 지점이 렌 시내에 있다.

이 두 강이 만나서 다시 큰 물줄기로 흐른다.

그래서 시내의 빌렌느강은 강폭이 크고, 배들이 잘 오갈 수 있도록 운하화 되어 있고 어떤 지점은 복개되어 있기도 하다.

운하라는 특성 때문인지, 시내의 빌렌느 강은 너무 더럽다.

게다가, 가물어 물이라도 마르면 훤히 드러난 강바닥에는 생활 쓰레기까지 수두룩 빠져 있어서 엄청 더럽다.

낭만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더러운 모습이다.

그런 도시의 강을 벗어나면, 생태하천으로 조성된 빌레느강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일강과 합류되기 전, 많은 호수에서 흘러든 물들이 제법 큰 강물을 이룬 빌렌느강 풍경이다.

나는 이 강물을 따라서 한참을 상류로 걸어가기도 했다.

걷기 좋은 흙으로 다져진 산책로를 따라 계속 걸어가면, 더 인공미가 빠진 자연을 느낄 수 있다.

렌의 시민들도 이 산책로를 따라 조깅을 하고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빌렌느강은 렌 시민에게는, 마치 허파와 같은 장소인 것 같다.

당시 여행을 갔을 때도 여러 번 빌렌느강가를 갔는데, 돌아오니 여전히 아쉽다.

내게 빌렌느강은 항상 아쉬움이 남는 장소이다.

그리운 추억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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