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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프랑스에서 본 창가 화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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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가 잔뜩 낀 이 석조 건물은 몇 년 전 프랑스의 '로크로낭'(Locronan)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본 것이다.

이곳은 관광객의 도시이다.

그러나 관광객이 모두 떠난 11월의 도시는 참으로 쓸쓸하게 텅 비어 있었다.

집앞에 심어놓은 꽃들조차 축제를 마친 뒤, 최선을 다해 할 일을 마쳤다는 듯 풀죽은 모습이다.

그래도 여전히 피어 있는 수국이 반갑다. 

장미꽃은 물론, 완전히 시들었다.

로크로낭(Locronan)은 관광지답게 집앞에는 꽃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여름에는 이 꽃나무에 핀 꽃들이 함께 관광객을 반겼을 것이다.

그러다가 발견한 창가의 크리스마스 화분!

그저 호랑가시나무잎과 열매 몇 송이, 작은 전나무가 심긴 화분이었을 뿐인데....

마치, 나를 반기는 듯 반갑다.

이 화분이 놓여있던 창가는 한 공방의 창이었는데, 손님이 없는 와중에도 이렇게 예쁘게 장식을 해 놓았다.

나는 반가워서 오랫동안 이 곁을 떠나지 못한 채 서성거렸다.

마을 광장에서는 크리스마스 분위를 즐기러 올 손님맞이 준비로 한창일 때였다.

이 동네는 이런 식으로 1년 내내 광광객들이 오는 눈치였다.

여름에는 기독교의 행렬행사를 구경하러 오고, 겨울에는 광장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장을 즐기러 온다.

그들을 반기기 위해서 집앞에는 화초들을 심고, 화초를 심을 땅이  없을 때는 화분이라도 내놓아 집앞을 꾸미는 듯 했다.

옛날에 사용했던 수도꼭지가 달린 주물틀이 화분이 되었다.

꽃이 소담스럽게 달린 화분이 신기해서 다가가 보았더니....

비닐봉지로 만든 간의 화분이다.

생각보다 만들기 간편하면서도 튼튼해 보이는 화분이다.

오래되어 보이는 이 물건은 또 무엇에 쓰이던 것일까?

이것도 지금은 화분이 되었다.

기존에 있던 것을 없애지 않고 화분으로 활용한 것이 나는 참 좋아보였다.

그날 로크로낭(Locronan)에서 본 화분들 중 가장 마음에 든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로크로낭을 거닐면서 창가나 건물벽에 설치된 화분들을 구경한 건 참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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