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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프랑스 렌의 기차역(Gare de Rennes)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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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2년 동안 살았던 프랑스 렌(Rennes)의 기차역 앞 광장모습이다.

이곳은 대단한 디자인도 없는 그저 중소 도시의 소박한 모습을 하고 있는 기차역일 뿐이었다.

당시 수없이 이곳을 드나들면서 브르타뉴 지역을 여행했었고, 돌아와서는 추억의 장소가 되었다.

처음 렌에 도착했을 때도 이곳을 통해서였고, 프랑스를 떠날 때도 이 역을 거쳐 집으로 돌아왔다.

 이 기차역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광장에 있는 조각품이다. 

<마술사>라는 제목의 이 조각품은 브르타뉴 지역에 엄청 많이 존재하는 고대 유적인 '선돌'을 닮았다.

  이 조각과 함께 또 마음에 들었던 건 역 안 2층에 놓여 있는 피아노다.

이 피아노는 지나다니는 시민들을 위한 것이다.

누구나 원한다면, 이 피아노를 칠 수 있다.

피아노도, 의자도 훔쳐가지 못하게 쇠줄로 꽁꽁 잘 묶여 있다.^^

아마추어들이 치는 서툰 연주일지라도 음악 소리가 들리 아무리 바빠도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된다.

몇 년 뒤 다시 가면 그곳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항상 궁금했었다.

그러다가 다시 렌을 방문한 2년 전 가을, 렌의 기차역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가장 먼저 기차에서 내려 나를 맞이한 렌의 기차역 모습이다.

온통 먼지투성이에다가 공사용품으로 길이 얽혀 있다.

무엇보다 옛날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기차역 내부는 엄청 넓게 크기를 키우고 있었다.

천정도 아주 높고 역의 규모도 엄청 거대하게 커졌다.

렌은 자신을 메트로폴리탄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기 위해서 첫번 도착해서 경험하게 되는 기차역부터 거대하게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은 모양이다.

나는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거대하고 화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곳인데, 왜 프랑스 사람도 우리나라 사람도 모두 크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걸까?

기차역 앞 광장도 모두 파헤쳐졌다.

당연히 옛날의 광장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광장은 다시 디자인한 모습으로 꾸며질 것이다.

방책으로 굳게 둘러쳐진 기차역광장을 멀리서만 바라볼 뿐이었다.

이것은 2년 전의 모습이다.

지금쯤 이곳은 공사를 다 마쳤을 것이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어느곳도 추억의 장소는 추억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한참 더 전에 어학연수를 했던 몽펠리에(Montpellier)가 그랬고, 수년간 공부를 했던 릴(Lille)이 그랬고, 이제는 렌도 내 추억이 깃든 모습과 분위기가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세상이 바뀌고, 세월이 간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렌의 기차역은 어떻게 변했을까?

지금은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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