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프랑스의 크리스마스 마켓 이야기

반응형

2년 전 이맘 때, 프랑스를 여행할 때 들른 '록호낭'(Locronan)에는 크리스마스 마켓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마을의 중심에 위치한 성당앞 광장에는 커다란 지게차와 포크레인이 등장해 공사가 한창이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11월, 프랑스는 어디나 크리스마스 준비로 바쁜 모습이다.

거리는 장식불을 달고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진다.

이것들과 함께 마을의 가장 중심이 되는 광장에는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린다.

그러나 모든 도시의 크리스마스마켓이 멋진 것은 아니다.

그저 소박한 먹을 거리만 판매하는 곳도 있고, 크리스마스 장식품이나 선물이 될만한 소소한 물건을 파는 정도인 곳도 많다.

그러나 록호낭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이 근방에서 꽤 명성이 있는 눈치였다.

록호낭의 크리스마스마켓이 개장되면, 이곳을 쉽게 오갈 수 있도록 특별 교통편이 개설된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크리스마스 마켓을 꾸미기 위해 동원된 물건들이 놀랍다.

거대한 바위들과 산더미 같은 흙으로 대체 무엇을 만드려고 하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록호낭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완성된 것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록호낭을 지나, 프랑스 서북부 다른 도시들을 거쳐서 렌(Rennes)에 도착했을 때는 집으로 돌아가기 직전인 11월 말이었다.

렌에 도착하니, 어느 새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 있었다.

록호낭에서 보지 못한 크리스마스 마켓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귀국하기 하루 전날 밤엔 크리스마스 마켓에 갔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뭐니뭐니 해도 맛난 간식거리가 많은 것이 가장 맘에 든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가장 맛난 것은 '뱅쇼'(vin chaud)라고 불리는 '핫와인'!

게피와 레몬, 오렌지 껍질 등을 넣어 끓인 핫와인은 추운 겨울 거리에서 마시기 딱 좋다.

호호 불면서 달콤하면서도 따끈한 핫와인을 마시고 있노라면, 크리스마스가 정말 다가왔구나 실감이 난다.

이날도 잊지 잊지 않고 우리는 핫와인 한잔 마셨다.

핫와인과 함께 크리스마스 마켓에 꼭 존재하는 건 초콜릿을 입힌 과일들이다.

특히, 초콜릿 사과는 가장 눈에 띄는 멋진 모습이지만, 어쩐지 구미가 당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날은 한번도 먹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초콜릿 사과를 맛보기도 했다.

우웽?

그런데 엄첨 맛있는 맛이다.

초콜릿과 사과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줄 예전엔 몰랐다.

너무 달콤하면서 상큼한 맛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맛난 먹을 거리에 '초콜릿 사과'를 추가해야 할 것 같다. 

한편,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는 '관람차'이다.

렌의 크리스마스 마켓에도 '관람차'가 등장했다.

우리는 '관람차'를 타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마켓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그러다가 도시의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높이까지 올라가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는 게 실감난다.

프랑스에서 크리스마스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어도 모든 사람에게 축제인 것이다.

나도 그들 틈에 끼어, 축제의 전야제를 즐기다가 돌아왔다.

돌아가서 우리집에도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집으로 돌아가는 마음이 공연히 분주해졌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가지도 못한 채, 추억의 사진첩만 뒤적이고 있다.

그러다가 문득 발견한 크리스마스 마켓 사진 몇 장이 당시의 추억을 소환한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워야겠다.

그리고 뱅쇼도 만들어 먹어야겠다.

즐거운 할 일들이 생각났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