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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의 선물

걷고있는 찌꺼 2019.02.22 03:35

옛날 이혼하기 전, 지금은 돌아가신 시어머님이 인도네시아 여행 길에 내게 사다 주신 컵받침들이다.

천연소재 잎에 헝겊을 더해 짠 것인데, 여름에 물이 뚝뚝 흐르는 시원한 음료를 받치기에 너무 좋다.

쏙 마음에 드는 무늬는 아니지만, 그 지역 전통적인 문양이 지금은 그 자체로 개성있어 좋다.

당시, 정말 많은 것을 내게 선물로 사다주셨는데, 이혼하는 과정에서 다 흐트러지고 어떻게 이것들만 내 수중에 남았다.

지금은 그분과의 추억으로 잘 간직하고 있다. 


좀더 오래 사셨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요즘에서야 한다.

10여년 전에 돌아가신 그분을 이혼한 뒤에는 한번도 뵙지 못했다. 

세월이 약이란 말이 맞다. 

이혼한지 20년이 넘으니, 상처보다도 좋았던 기억들이 더 많이 생각난다. 

지금쯤이라면, 옛날 얘기하듯 지난 이야기를 하면서 그분을 뵐 수 있을 것 같은데, 옛날에는 너무 어렸고, 스스로 느끼고 있는 상처도 너무 깊었다. 

그때 내게 베풀어 주셨던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고... 그 말을 전하지 못한 게 내내 마음이 아프다.

갑자기 찬장을 정리하다 발견한 이것들을 앞에 놓고, 창으로 아스라게 쏟아져 내리는 겨울 햇볕 속에 하염없이 앉아 있다. 

겨울볕이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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