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예술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프리카소년과의 이별 내가 살았던 렌(Rennes)의 우리 동네, 한 폐허가 된 공장건물 벽에는 한 아프리카 소년과 코끼리가 그려진 낙서화가 있었다. 나는 이 그림을 무척 좋아했다. 저녁에는 동네 둘레길을 산책하곤 했는데, 한참 동안 이 그림을 보면서 걷는 것이 좋았다. 방책으로 둘러진 산책로를 따라 소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가 다시 소년으로부터 멀어져 하염없이 걸었다. 그런 산책길에 소년은 길동무 같은 존재였다.그림속 아프리카 소년의 슬퍼보이는 큰 눈에서 시선을 쉽게 거둘 수 없었다. 이 그림은 그저 거리 예술가들이 그린 낙서화에 불과했다. 언젠가 사라질 거라는 사실 때문에 더 애뜻한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소년은 내게 사라짐의 미학을 생각하게 한 존재이기도 했다.당시 머물렀던 렌은 시 차원에서 낙서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