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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

여행지에서 길잃기 몇 해전 겨울, 하이델베르그(Heidelberg)를 여행했을 때는 함박눈이 펑펑 내렸고 눈속에서 난 온통 길을 잃고 헤매며 다녔다. 그러다 문득 발견한, 개나리를 닮은 노란꽃! 겨울, 눈속에서 꽃을 피운 그를 보면서 "너도 나처럼 길을 잃었구나!" 했다. 더보기
봄, 프랑스 숲길 봄, 프랑스의 숲은 겨우내 내린 비로 온통 진흙탕이다. 길 가장자리, 덜 질척거리는 곳을 골라 조심스럽게 숲을 걷다가 고개를 들면너무 숲 깊숙히 들어오지 않았나 하는 걱정에 불현듯 두려움이 일었다.그러나 이런 공포심에 가슴 졸이며 서둘러 숲을 돌아나오면, 늘 몇 발짝 가지 않아 찻길이나 마을어귀가 나오곤 했다. 더보기
땅의 끝,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는 곳 프랑스 두아르느네(Douarnenez) 항구에서 여기가 땅의 끝일까? 늘 끝을 만나는 것은, 끝에 도달하는 것은 두렵다. '여기가 세상의 끝이구나!' 했던 적이 있었다. 인생을 살면서 정말 모든 것이 끝났다고, 더는 발을 디딜 곳이 없다고 느낀 적들이 있다. 그러나 늘 그 끝에서 내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새로운 세상은 내게 늘 그렇게 왔다. 끝이라고 생각한 바로 그 지점에서, '죽자!'하며 낭떠러지 바로 앞으로 한발을 디딜 때야만 그 세상은 열렸다. 옛날 거친 바다를 향해 배를 띄웠던 사람들의 마음도 이랬을까? 땅 끝, 대서양으로 향한 항구에서 바다를 보니, 지나온 인생이 떠올랐다. 더보기
휴식 프랑스 서북부 에메랄드 해안에서 해안에 난 오솔길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숨을 돌리며, 돌 위에 잠시 앉아있었는데 하늘과 맞닿은 바로 그지점에 내가 있었다. 더보기
죽은 자들과 함께 -파리 페르라세즈 묘지-도시에서 묘지는 마치 섬같은 곳이다. 그 도시가 관광으로 유명한 곳이라면, 더더욱 적막 속에 오롯이 떠 있는 섬속을 거니는 느낌이다. 여행을 하면서 묘지를 구경하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늘 묘지를 찾게 된다. 좋아하는 작가를 만나기 위해서도 가고, 특별한 풍광 때문에 찾기도 하고... 한번은 건강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지는 성녀의 무덤가 흙을 푸러 가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묘지도 여행 중 꼭 들르는 장소 중 하나가 되었다. 죽은자들 곁을 거닐다 보면, 삶과 죽음의 경계가 그렇게 넓지 않다는 걸 느낀다. 적막하기만 한 무덤, 그들 곁에서 죽음이 주는 평화는 이런 느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적막한 평화... 더보기
선사시대유적을 찾아가는 길 프랑스의 브르타뉴지방에는 선사시대 거석 문화유적이 많다.사진 속의 이 거대한 돌은 돌드브르타뉴에 있는 선돌로, 나는 이 돌을 보기 위해 인적 드문 차도를 한참 걸었다.누가? 왜 이곳에 이렇게 거대한 돌을 가져다 놓은 걸까?가끔 아주 오래된 문명 이전에 형성된 유적 앞에서 현기증을 일으킬 때가 있다. 더보기
집으로 가는길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는 더 행복하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그래서 늘 돌아갈 차편을 기다릴 때는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 채, 목을 길게 빼고 서성였던 것 같다. 따뜻하고 포근한 집으로 향하며, 나는 수없이 버스를 기다리고 기차를 기다리고, 그리고 비행기를 기다렸다. 지금은 비로소 집이다. 요즘은 참으로 오랫동안 떠나지 않고 잘 지내고 있다. 너무 멀리, 너무 오래 떠났다가 돌아왔을 때는 꼭 그만큼 오래 집에 머물러 있게 되는 것 같다. 아직까지 집에 있는 것이 너무 좋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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