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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프랑스의 도토리(참나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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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는 내가 프랑스 렌(Rennes)에서 살 때, 자주 갔던 아피네호숫가에서 자라고 있는 떡갈나무이다.

나무가 크고 예쁘게 생겼다.

마침, 이 나무 아래에는 식탁이 딸린 벤치까지 놓여져 있어서 호수에 도착하면, 이 나무 아래에 앉아 준비해간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곤 했다.

이 사진을 찍었던 때는 렌에서 살다가 귀국한 뒤에 4년이 지나서 다시 놀러갔을 때였다.

꼭 이맘때 가을이었는데, 나무는 잎을 다 떨구지 않고 예쁘게 단풍이 들어 있었다.

아래에서 올려다 본 나무의 단풍 모습이 이렇게 아름답다.

땅에는 낙엽들도 뒹굴고 있었다.

잎은 우리나라 떡갈나무랑 많이 닮았는데, 도토리는 영 다른 모습이다.

그런데 이날 바닥에는 도토리들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평소라면, 도토리와 도토리 모자를 많이 보았을 텐테, 이때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거의 찾을 수가 없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도토리를 먹지 않는다.

옛날, 가난했던 시절에는 먹기도 했다고 하지만, 오늘날은 아무도 안 먹는다.

그래서 프랑스 참나무 아래에는 뒹굴고 있는 도토리들이 정말 많다.

도토리묵을 한번도 쑤어보지 않은 나조차도 방치된 도토리가 너무 아까워서 묵을 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프랑스인들이 도토리묵을 모르는 건 참으로 안타깝다.

수년 전, 나는 이 나무 아래에서 도토리 모자를 몇 개 주워오기도 했다.

그래서 도토리모자를 이용해 도토리를 만들고, 벨기에 레이스뜨기 전문가인 친한 언니에게 선물을 주기도 했다.

 바로 이것들이 언니가 벨기에 방식으로 레이스를 떠서 만든 도토리들이다.

맨 앞에 파랑색 천에 알록달록 프린트된 것은 언니에게 내가 드린 도토리이다.

언니의 레이스가 너무 곱고 예뻐서 도토리가 정말 멋지게 만들어졌다.

도토리모자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우리나라 떡갈나무의 도토리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그렇게 아피네 호수가에서 도토리를 보지 못한 채, 여행을 하다가 '퀴브롱'(Quibron) 시청앞 광장에서 참나무를 만났다.

참나무의 모습이 우리나라 참나무들과 너무 다른 모습이다. 

도토리가 매달려 있지 않았다면, 참나무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도토리는 짙은 고동색으로 잘 익어 있었다. 

퀴브롱의 날씨가 온화해서인지 11월인데도 참나무 잎들이 여전히 파랗다.

나뭇잎도 그렇지만, 도토리의 모습도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도토리들과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이 나무에 달린 도토리는 아피네 호수에 있는 떡갈나무에 열리는 것과도 많이 달랐다. 

아니나 다를까? 

퀴브롱 시청앞에 있는 참나무 밑에도 떨어진 도토리가 수북하다.

프랑스는 어디를 가나 참나무 아래는 이런 모습이다.

나는 이번에는 사진만 찍고 도토리모자도 줍지 않았다.

그저 탐스럽게 달린 도토리를 구경하는 것만으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위 사진은 핀터레스트에서 발견한 서양의 참나무 잎들과 열리는 도토리를 정리해 놓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참나무들과 비교해서 보면, 재밌을 것 같다.

이 사진도 발견해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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