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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산행노트

광덕산 산행 천안의 광덕산을 찾은 건 2017년 3월 말, 아버지께서 두번째로 119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에 간 뒤였다. 처음 응급실에 가셨을 때와 달리, 두 번째에 지나지 않는데도 식구들은 모두 덜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어버지 당신도 가족들도 조금씩 아버지의 병환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일상은 그렇게 이어져 갔다.그리고 계획한 대로 나는 ‘광덕산’으로 향했다. 천안에서 광덕산으로 올라가 온양으로 내려오는 것이 계획이다. 아버지의 산행정보에 의하면, '정상에서 마실쪽으로 내려가려면 정상부근에 급경사가 있어서 조심해서 산행을 해야 한다'고 쓰여있었다. 아버지께서 광덕산을 찾은 건 1996년이니, 20년도 더 전의 일이다. 그런데 광덕산 입구에서 만난 광덕사 일주문은 아버지가 산악회회원들과 기념촬영을 했을 때와 전혀 .. 더보기
소요산 산행 *이 글은 2017년 2월에 쓴 것입니다. 아버지의 산행기를 따라 산을 다녀야겠다고 생각하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소요산'이다. 소요산을 첫 산행지로 선택한 것은 아버지가 다녀오신 산들 중, 지하철만 타고도 갈 수 있는 몇 안되는 가까운 산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소요산이 위치한 동두천은 결코 가깝지 않았다. 지하철을 타고 북쪽을 향해 한참을 올라갔다.공기도, 바람도 점점 쌀쌀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단순히 기분이었을까? 소요산에서 찍은 아버지의 단체사진 속에는 1995년 12월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나도 겨울이 지나기 전, 아버지처럼 겨울의 소요산을 보고 싶었다. 아니, 소요산 겨울풍경을 아버지께 다시 보여드리고 싶었다. 더 늦기 전에 가야 한다고 부지런을 떨며, 소요산을 찾은 건 .. 더보기
프롤로그: 아버지의 '산행기' 이 사진은 84세이신 아버지가 99년 10월 12일 충남 서산 팔봉산에서 찍은 것이다. 1994년 4월부터 시작해 거의 매달 정기적으로 다니신 산악회를 더 이상 가지 못하게 된 것은 부모님이 인천으로 이사를 가시면서였다. 하남시에 소속되어 있는 산악회 출발지까지 인천에서 가시기에는 역부족이셨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녀오신 것이 99년 12월이니, 이 사진은 거의 마지막에 찍은 단독 사진이다.당시 아버지 연세는 66세였다. 그러고 보면, 아버지가 정말 많이 늙으셨다. 지금은 등산은 커녕, 거동도 잘 못하고 계시다. 아버지는 등산을 좋아하셔서 많은 회원들이 산행은 하지 않고 산자락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놀 때도 친하신 몇몇 분들과 꼭 정상까지 다녀오셨다고 한다. 그리고 돌아오셔서는 동호회에서 보내준 산에 대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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