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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여행 꿀팁 하나: 비내리는 날은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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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간다는 소식과 함께 비가 내리고 있다.
비가 내리는 날, 집에 있다는 건 내겐 너무 큰 행복과 평화다.
이렇게 굵은 비가 내리는 날은 집만큼 편안한 공간이 없다.
그런 행복감은 여행하다가 종종 만나게 되는 비 때문이다.
긴 시간을 갖고 여행을 하다 보면, 비나 눈, 바람을 만나게 되는 날을 피할 수는 없다.
위 사진은 몇 년 전, 프랑스를 여행할 때 사진들 중 하나다.
'렌'(Rennes)에 있는 아피네호수를 갔을 때 찍은 것인데, 마침 아피네에 도착했을 때는 하늘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운 상태였다.
호수를 한바퀴 돌기도 전에 굵은 빗줄기가 소나기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날은 꼭 호숫가를 걸어서 돌려고 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얼른 호숫가에 있는 카페로 뛰어들어갔다.
점심시간이 지난 레스토랑을 겸한 카페는 한산했다.
프랑스식 에스프레소 커피를 한잔씩 주문했다.
설탕과 사탕처럼 비닐에 포장된 초콜릿이 하나 곁들여 나왔다.

이런 날은 창가에서 비를 감상하면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여행의 별미다.
빗줄기가 제법 굵다.
비가 내리는 순간, 들어가서 비를 피할 장소가 있다는 것도 행복하다.
그런데 그곳이 따뜻하고 커피까지 한잔 마실 수 있는 곳이라면, 정말 행운이다.

카페앞에 펼쳐진 테라스에서는 테이블과 의자들만이 덩그러니 비를 맞고 있었다.
비가 내리는 호수를 창밖으로 바라보는 건 또다른 즐거움이다.

음료를 마시는 사이, 비가 그치고 우리는 다시 비가 갠 호숫가를 유유히 거닐 수 있었다.

이곳은 '모를레'(Morlaix)의 시내 한복판이다.
이곳에서도 비를 만났다.
다른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 기차를 타야 했는데, 기차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작은 짐가방을 끌고 시내를 서성거리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한방울 두방울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거다.
우산을 쓰고 다닐 수도 있지만, 가방을 끌고 다니는 것도 피곤한 순간!
이럴 때는 카페를 들어가는 것이 좋다.
그날 들어간 곳도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병행해서 파는 작은 식당이었다.

프랑스의 전통가옥 형태의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을 개조해 쓰고 있는 카페로 들어갔다.
비가 아니라면, 결코 들어와 보지 않았을 곳이다.
비 덕분에 이렇게 오래된 건물에 들어와 차를 마시는 경험을 하게 되니, 이 또한 체험여행인 것이다.

이날도 나는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이에 바에 앉아 있던 손님들이 떠났다.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대들보와 회벽을 감싸고 있는 육중한 화강암들을 둘러보면서 프랑스의 전통가옥인 꼴롱바주를 구경했다.

그리고 한눈에 봐도 오래되어 보이는 타일들!
카페 바닥을 장식하고 있는 알록달록 타일들이 전혀 촌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나는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기차시간을 기다리며, 카페에 앉아 있었다.
프랑스를 여행하다가 비를 만나면, 꼭 카페에 들어가기를 권한다.
또다른 새로운 경험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다.
무엇보다 여행하면서 자칫 피곤할 수도 있는 시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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