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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타뉴여행

카르낙(Carnac)의 열석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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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줄 서있는 거대한 돌들은 프랑스 북서부 '카르낙'(Carnac)에 있는 선돌 무리이다.

줄을 지어 서 있다고 해서 프랑스어로는 '열석'(les alignements)이라고 불린다.

카르낙에는 이렇게 줄서 있는 돌들이 수천개에 달한다.

과거에는 훨씬 더 많았다고 한다.

그것들을 이용해 집도 짓고 철길에 깔리는 자갈로도 썼단다.

그러나 현재는 문화재로 귀하게 여기며 보호하고 있다.

이 돌들은 선사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고인돌과도 구분된다.

아직도 이 돌을 무슨 이유로 이렇게 줄지어 세워 놓았는지 알지 못한다.

선돌 주변에는 11월이었는데도 노란 가시양골담초꽃과 히드꽃들이 피어있었다.

 

선돌은 사람의 어른키보다 훨씬 큰 거대한 것에서부터 작은 돌까지 다양한 크기이다.

나는 건초로 변하고 있는 풀들을 헤집으면서 선돌들 사이를 걸었다.

거대한 선돌들은 숭엄미가 느껴진다.

그런 돌들 곁에 서면, 문명이전의 사람들과 현대인들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들이 너무 가까운 어느 시점의 사람들같이 생각된다.

이러한 선돌들은 세계에서 브르타뉴에 가장 많이 존재한다고 한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여름보다 이렇게 사람이 별로 없는 계절에 와서 더 좋았다.

브르타뉴를 구경간다면, 카르낙의 열석군을 꼭 봐야 한다.

이 꽃이 히드꽃이다.

브르타뉴 지방의 해안 언덕에 여름마다 꽃양탄자처럼 피어있는 꽃이 바로 이 히드꽃이다.

그것이 11월에도 선돌 발치에 피어 있는 것을 보니, 너무 반갑다.

이 노란 꽃은 난장이 아종! 

키가 작은 난장이 아종은 히드꽃들과 함께 해안언덕에 낮은 키로 자란다.

이 꽃은 봄에 피는데, 이렇게 늦은 가을에 군데군데 피었는 모습이 마치 나를 반기는 느낌이다.

봄에 오면, 이 들판은 아종의 노란꽃으로 뒤덮혀 있다.

이곳은 양들의 집이다.

선돌들 틈에는 이 고장의 토종양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으면 살고 있다.

이들은 멸종위기에 있는 보호품종으로 특별한 양이다.

카르낙의 열석군 지역은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생명의 땅이라는 사실을 이 양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열석군은 크게는 세 지역에 걸쳐서 펼쳐져 있다.

나는 수년 전 걸어서 그곳을 모두 돌아보기도 했다.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꼭 걸어서 구경하길 권한다.

약 3시간 가량 걸렸던 것 같다.

그러나 꼭 걷지 않아도 사람이 많이 오는 관광철에는 코끼리열차가 다니니, 걷는 데 자신이 없는 분은 코끼리 열차를 타고 구경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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