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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모를레(Morlaix)여행 ​5년만에 프랑스의 '모를레'(Morlaix)를 다시 찾았을 때는 달라진 기차역이 가장 먼저 나를 맞이했다.그 사이 모를레는 큰 공사를 한 모양이었다.수년에 걸쳐 공사를 했겠다고 생각될 정도로 기차역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기차역 광장을 가로질러 급한 경사길을 총총 내려갔다.모를레(Morlaix)는 계곡을 끼고 자리잡은 도시이다.기차역은 계곡 꼭대기에 위치해 있어서 시내를 가려면, 한참 가파른 골목길을 내려가야 한다.나무기둥이 밖으로 돌출해 있는 옛날 꼴롱바주집들이 총총 줄지어 서있는 아름다운 골목을 정신없이 구경하는 사이, 모를레 시내에 도착했다.​모를레의 가장 유명한 명물은 바로 이 고가철교이다.저 위 다리로 기차가 다닌다.중간에 걸쳐진 교각은 사람들이 걸어 다닐 수 있는 산책로이다.저 위에서 모를레의.. 더보기
히드꽃이 피어있는 브르타뉴 들판 ​​보라빛의 귀엽게 생긴 이 꽃은 '히드꽃'이다.프랑스 브르타뉴지방에서는 여름이면 바닷가 해안에 히드꽃이 마치 꽃양탄자처럼 깔린다.그런데 지난해 11월에 여행을 갔더니, 아직 지지 않은 히드꽃이 군데군데 피어있는 것이다.나는 너무 반가워 무릎을 꿇고 쪼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었다.위 사진속 뒤쪽, 갈색 부분이 바로 히드꽃이 시든 모습이다.볕이 잘 비치는 곳에 조금씩 한 무더기로 피어있는 히드꽃이 반갑게 나를 맞이하는 느낌이다. ​카르낙(Carnac)의 선돌 아래도 아직 지지 않은 히드꽃이 있었다.시든 꽃잎 사이에 귀엽게 숨어있는 보라빛 꽃도 아름답지만, 지고 있는 모습도 아름답다.​이건 노란 '난장이 아종'과 함께 피어있던 히드꽃!보통 '아종'(ajonc:가시양골담초)은 사람 키보다 훨씬 크게 자란다.바닷.. 더보기
강화도 동막갯벌에서 저만치 물이 빠진 너른 갯벌 위를 맨발로 걸어 보았다. 발가락사이로 진흙의 느낌이 너무 좋다. 그리고 갯벌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너무 많다는 것에 또 놀란다. 그러다 고개를 들면, 이 너른 벌판의 생명들이 뿜어내는 생명력으로 어찔어찔 현기증이 일 듯하다. 그들과 함께 바로 여기에, 내가 살아 있다. 더보기
황매산 능선을 걷다가 황매산 정상은 이렇게 풀밭이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풀밭으로 이루어진 산의 정상은 본 적이 없어 놀랍고 의아했다.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소를 키웠던 흔적이라고 했다. 소들이 독이 있는 철쭉만 남겨놔, 황매산에 철쭉이 그토록 번성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구비구비 발 아래 펼쳐진 구름들 위에 서서 햇볕 한 점 가릴 나무 한 그루 없는 능선을 걷는데, 아름답기보다 산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인간의 탐욕'에 가슴이 먹먹했다. 더보기
해변의 구름속으로 브르타뉴 지방은 손을 뻗으면 닿을 듯, 두툼한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있다가 어느새 바람에 썩 물러나고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이 나타나다가, 금방 짙은 회색 구름으로 온통 뒤덮히는 등, 변화무쌍한 일기를 보이는 곳이다. '라르모르쁠라주'(Larmoreplage)라는 도시의 바닷가를 걸었을 때는 비바람이 불다가 멈추다가... 무척이나 변덕스러운 여름, 어느 날이었다. 그날 라르모르쁠라주 해안에서 구름을 보면서는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을 떠올렸다. 예수가 우리를 심판하러 올 때는 저런 구름과 함께 올 것 같기도 하다. 구름 속으로, 폭풍우 속으로 들어가며 생각했다. 더보기
폐허가 된 성터에서 스코틀랜드 내륙 깊숙히 들어갔다. 신비의 동물 '네씨'가 산다고 소문난 네스 호숫가, 폐허로 남은 성터를 거닐며 이 땅을 생각했다. 스코틀랜드는 어디를 가나 너무 슬프다. 더보기
한 폐사지 위에서 경주 황룡사지에서 건물의 주춧돌과 불상을 받쳐 놓았던 받침석들만 남은 폐사지는 수천년 전 이 절의 규모가 얼마나 크고 웅장했을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시절이 바뀌고 세월이 흘러 덩그러니 흔적만 남은, 지금은 들풀로 우거진 폐사지 위를 거닐었다. 맨들맨들해진 바위들과 바위 틈을 깨며 돋아난 들풀을 보니, 세월이, 들풀이 얼마나 강한지 알겠다. 더보기
벼룩시장에서 반짇고리 뒤적이기 벼룩시장에 나온 반짇고리다.나는 이런 물건을 발견할 때면, 무릎을 꿇고 앉아 꼭 뒤적이게 된다. 이런 반짇고리는 바느질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물건일 때가 많다. 쓰던 실들과 수를 놓으려고 모았을 법한 수실들을 산 건 모두 이런 반짇고리 속에서였다. 누군가에게 더는 필요없어진 실들을 구해 뭔가를 만들 때면 나 혼자하는 바느질이 아닌 것 같은 느낌에 젖을 때가 많다. 쓰레기통에 버려질 수도 있을 이런 실들을 구해, 내 바느질 속에서 다시 제 빛을 되찾게 하는 건 즐겁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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